응그래

매일 열 단어라도 적겠다는 마음

‘글’을 쓰겠다고 하면 거창해진다. ‘일기를 써 보면 어떨까’하고 마침 생각했던 참에 이 블로그를 만들게 됐으니, 아무도 보지 않을 일기를 쓴다는 마음으로 몇 자 적는다.

매일 쓰지 않는 나에 대해 생각한다. 책을 만들겠다고 공언해놓고 일주일에 서 너 날은 단 한 글자도 쓰지 않는 나. 쓰는 글이라고는 메모장에 끄적이는 기획 노트가 전부인 날. 일로써 쓰는 글이 쓸모있는 것이라면, 쓸모없는 글을 쓴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한 요즘.

얼마 전부터 ‘내 밑천이 들통날까봐 겁이 난다’는 생각이 든다. 할 말이 없음에도 글을 써야 할 때처럼 막막하다. 지금은 긴축재정 기간. 돈을 쓰지 않고 나를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?

글을 쓰는 것이 생각을 불러일으키고, 그 생각이 나의 밑천이 되어주기를. 이미 여러 번 우려 먹은 낡은 경험담 말고, 나 조차 잊고 있던 재밌는 에피소드를 떠올릴 수 있기를. 나만 주목하는 매일의 재밌는 점을 발견할 수 있기를. 매일 적다보면. 매일 열 단어라도 적다보면. 가능하지 않을까?